만족도 조사 점수가 매출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데 조사를 꼭 해야 할까?

domaelist.com / 2024-04-26

만족도 조사 점수가 매출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데 조사를 꼭 해야 할까?

최근 고객 경험관리가 업계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고객 만족도 조사’가 다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고객 경험을 측정하는 객관적인 지표로 고객 만족도 점수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고객 경험관리를 위해 정기 만족도 조사를 하고 싶다는 문의도 최근 크게 늘었습니다.

한편, 이러한 트렌드에 공감하지 못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아무리 조사를 해도 만족도 점수에 변화가 없는데 왜 조사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거나, 만족도 점수는 그저 성과 평가의 수단일 뿐이지 않냐고 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험관리 트렌드를 돌아보는 이번 시리즈의 첫 아티클에서는 만족도 조사에 대해 알아봅니다.










만족도 조사는 국내에 ‘고객만족경영’ 개념이 떠오른 1990년대부터 널리 활용되어 왔습니다. 최근 삼성·엘지 등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경험관리를 제창하는 것처럼, 당시 기업들은 고객만족경영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했고 그 수단으로 만족도 조사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공공·금융·의료기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고객만족경영이란 ‘고객 만족도를 관리해서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고, 이를 토대로 얻은 매출과 이익을 다시 고객 만족도 관리에 투자해 성장의 선순환을 만드는 경영 전략’입니다. 충성도가 높은 고객은 제품을 재구매하거나 주변 지인에게 추천하는 등 매출과 신규 고객 창출에 기여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고객만족경영에 만족도 조사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만족도 점수가 고객 충성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만족도 조사 결과를 활용해 고객의 구체적인 니즈를 파악해서 개선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는 거죠.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90년대 이후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의 고객 서비스 품질이 향상되는 데 만족도 조사가 큰 기여를 했다고도 말합니다.

기억할 점은 만족도 조사는 고객만족경영의 수단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만족도 조사를 상부 보고나 평가 용도로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점수를 순위화해서 홍보나 상벌 수단으로만 쓰거나,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사내 고객 서비스 담당 부서에 전가하는 식입니다(이에 대해서는 다음 아티클에서 좀 더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지속적인 고객 관계 관리를 위해 고안된 만족도 조사가 기존 목적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거죠.

물론, 활용 방안에 대한 판단은 사용자의 몫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서비스 품질에 대한 객관적인 지표인데, 평가와 고과에 활용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 반문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 목적이 달라지면 운영 철학도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만족도 점수가 성적표가 된다면,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만족도 조사에 대한 비판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세계일보, 2014)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고객만족경영을 위한 만족도 조사는 어떻게 설계하는 게 좋을까요? 당연히 제품 이용 시 어디서 얼마나 불만족한지를 정확히 알 수 있게 설문지를 만들고, 전체 고객 현황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들로 응답자를 구성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개선점 파악에 집중한 설문인 만큼, 잘한 것보다는 개선 필요사항이 더 두드러지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 만족도 조사 결과를 평가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면 어떨까요? 담당자는 실제 고객의 니즈나 개선 필요사항을 파악하는 것보다는, 이번 조사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을 방법을 고민하게 될 수 있습니다. 조사 결과가 자신의 승진이나 소속 부서 및 매장에 대한 평가에 직결된다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으니까요.

이렇게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최적화된 만족도 조사 결과로는 실제 고객 만족도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서 고객 관계 강화를 위한 개선점을 찾기도 어려울 거고요. 이렇듯 만족도 조사 결과가 우리 기업의 재무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고객의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있도록 조사를 설계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위 내용만이 이슈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만족도 조사를 서비스 품질 개선과 고객 관계 강화에 잘 활용하고 싶어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고객 만족도 점수는 계속해서 높아지는데 재무 성과는 오히려 떨어질 때가 대표적입니다. 이는 성숙기 시장에 접어든 기업의 만족도 조사에서 드물지 않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대체 이유가 뭘까요? 앞선 ‘성숙기’라는 언급에 힌트가 있습니다. 성숙기 시장에 접어들면 우리 브랜드를 좋아하는 충성 고객의 비율이 높아집니다. 이때 고객 세분화 관점 없이 만족도 조사를 하면 당연히 충성 고객의 목소리가 더 많이 반영됩니다. 기업이 이를 기반으로 개선 필요사항을 도출하고 액션을 구사하면, 계속해서 충성 고객에게 좋은 방향으로 기업의 제품 계획이나 마케팅 전략이 변화할 겁니다.

문제는, 위와 같은 현상이 계속되면 자칫 충성 고객만 남는 고착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을 위한 혜택과 구색이 없다고 느낀 일반 고객은 모두 다른 경쟁 브랜드로 떠나버리고, 신규 고객은 더이상 유입되지 않을 테니까요. 그럼 남아있는 충성 고객의 만족도는 여전히 높겠지만, 총 고객 수는 전보다 적기 때문에 재무 성과는 오히려 떨어질 수 있습니다.

고객 세분화 관점 없이 만족도 조사를 하면 이러한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위 이야기가 의아하게 들리는 분도 있을 겁니다. 앞서 만족도 조사는 고객만족경영의 수단이며 고객 충성도를 높여 신규 매출과 이익의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고 했는데, 뒷 부분은 만족도 조사를 통해 충성 고객만 남게 되면 오히려 재무 성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필요한 관점이 ‘고객 세분화’입니다. 고객을 하나의 동질적인 그룹으로 보지 않고 다양한 유형의 그룹있다는 걸 인정하는 관점입니다. 브랜드 충성도를 기준으로 하면 헤비 유저·미디엄 유저·라이트 유저로 고객을 나눠 볼 수 있게 되는 거죠. 그럼 성숙기 시장에 접어든 기업도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고객 니즈를 만족도 조사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우리 브랜드가 헤비 유저가 많은지 라이트 유저가 많은지 등 고객 그룹 분포를 보면서 비즈니스를 진단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임의로 그룹을 미리 나눠서 만족도 조사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헤비 유저 30%·미디엄 유저 40%·라이트 유저 30% 식으로 미리 그룹을 나눠놓는 거죠. 그럼 고객 그룹은 세분화했더라도, 우리 브랜드의 전체 고객 현황을 반영하지 못한 결과를 얻게 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성숙도나 브랜드 특성에 따라 헤비 유저의 비율이 더 높거나 낮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전체 고객 현황을 반영한 대표표본을 구성해서 만족도 조사를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위처럼 대표표본을 구성해서 조사를 하면 고객 그룹 분포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액션 아이템을 수립·실행할 수도 있죠.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만약 우리 브랜드가 충분히 성숙한 비즈니스인데도 충성 고객 비중이 적다면 어떨까요? 만족도 조사 결과에서 충성 고객의 만족 이유를 살펴보며, 일반 고객을 충성 고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액션 플랜을 찾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신규 고객 유입이 지나치게 적다면, 신규 고객의 만족 이유에 집중해서 더 많은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 브랜드 고객을 세분화하면 어떤 그룹으로 분포되어 있을까?

기업의 최종 목표는 더 많은 매출과 이익, 즉 재무 성과입니다. 이에 기업의 모든 활동은 종국에 재무 성과로 이어져야 합니다. 만족도 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 만족도 조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한다면, 이를 우리 기업의 재무 성과를 높이기 위한 주요 지표로 삼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래야 일회성 홍보나 평가의 수단이 아닌 지속적인 고객 관계 강화를 위한 도구로 만족도 조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자료출처 : 만족도 조사 점수가 매출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데 조사를 꼭 해야 할까? - 오픈서베이 블로그 (opensurve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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