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의 오답노트 8. 브랜드를 잘 표현하는 4가지 방법 ②

domaelist.com / 2023-03-20

3. 브랜드 콘셉트 다듬기

브랜드의 본질과 메시지를 전할 대상을 찾았다면, 이제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야 한다. 브랜드 타깃에게 무작정 이야기한다고 들어주진 않는다. 그들의 마음을 흔들만한 무기를 준비해야 한다.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을 만나기 전, 자신을 꾸미고 다듬는 것처럼.

두 다이아몬드 중 어느 쪽에 시선이 갈까?

여기 두 개의 다이아몬드가 있다. 모양은 다르지만 모두 다이아몬드라는 본질을 갖고 있다. 하지만 둘 중 하나만 가질 수 있다면,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아마도 잘 다듬어진 모양의 다이아몬드를 선택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투박하지만 진정성 있는 브랜드 본질을 빛나는 보석으로 다듬어야 하는 이유다. 이때, 다른 브랜드는 갖지 못한 우리 브랜드만의 매력을 발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브랜드의 고유한 가치를 드러내는 콘셉트의 씨앗을 찾을 수 있다.

많은 사람에게 자신을 각인시키고 싶을 때를 떠올려 보자. 흔히, 자신만의 매력 포인트, 공감 포인트를 어필한다. 필자의 경우, 고향인 울릉도에 대한 이야기를 풀거나,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축구를 이용해 대화 주제를 만든다. 혹은 글쓰기를 좋아해 독립 출판의 경험이 있다는 이야기도 꺼낸다. 그래서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 동기나 선배들이 나를 ‘섬 소녀 출신’으로 인지했다. 직장에 들어갔을 때는 ‘리버풀 FC의 골수팬’으로 각인시켜, 축구 이야기만 나오면 내 이름이 들리곤 했다. 요즘에는 ‘에세이 쓰는 마케터’로 셀프 브랜딩하면서 다양한 기회를 만드는 중이다.

이렇듯 잘 만든 콘셉트는 다양한 브랜드 사이에서 우리 브랜드를 돋보이게 하는 장치이자 브랜드 충성고객을 모아줄 스피커의 역할을 한다. 그럼 수많은 브랜드 가운데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콘셉트는 어떻게 만들까? 가장 쉬운 방법으로는 브랜드의 차별화된 점, 즉 USP(Unique Selling Point)를 찾아 이를 표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토스는 쉬운 금융을 강점으로 내세운 브랜드다. ‘금융이 쉬워진다’고 이야기하며, 간편한 금융에 니즈가 있고 스마트폰을 신체 일부처럼 사용하는 고객을 빠르게 유치했다. 마켓컬리 역시 프리미엄 푸드를 빠르고 간편하게 배송받고자 하는 니즈를 간파해, 신선하게 배송하는 ‘샛별 배송’을 메인 콘셉트로 정했다. 이어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한 TV CF까지 제작했다.

그렇다면 콘셉트를 정할 때 어떤 점을 유념해야 할까? 콘셉트는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텍스트로 표현되는 메시지’와 ‘비주얼로 보이는 디자인’이다. 이때 타깃 페르소나와 메시지 콘셉트를 먼저 설정하면, 디자인 콘셉트를 떠올리기는 훨씬 수월하다. 메시지 콘셉트로 잡을 수 있는 USP가 쉽게 떠오르지 않거나 혹은 너무 많아 고르기 어렵다면, [이미지 2]의 3가지 기준에 따라 콘셉트를 도출해 테스트를 진행해 보자.

콘셉트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3가지 기준

첫 번째는 우리 브랜드만이 제공할 수 있는 확실한 베네핏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로켓처럼 빠른 배송’을 내세운 쿠팡의 로켓배송이다.

두 번째는 최신 트렌드를 공유하는 것이다. 언젠가부터 MZ세대의 트렌드로 자리 잡기 시작한 ‘집꾸미기’는 팬데믹 이후 더욱 뜨거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러한 트렌드를 가장 잘 활용한 브랜드가 바로 오늘의집이다. 오늘의집은 “누구나 예쁜 집에 살 수 있어”라는 메시지와 유저가 직접 자신의 집을 소개하는 온라인 집들이 콘텐츠로 사랑받으며, 인테리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세 번째는 타깃이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하는지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최근 필자의 니즈를 가장 정확하게 캐치한 브랜드는 세탁특공대다. 이들은 “그 옷 내려놔 빨랜 내가 해”라는 인상 깊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브랜드 이름과 메시지처럼, 세탁과 수선까지 모두 원하는 타깃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3가지 기준에서 고민하다 보면, 우리 브랜드가 어떻게 뾰족한 콘셉트를 갖고 커뮤니케이션할지 감 잡기가 수월할 것이다.

4. 소통하기

본질을 튼튼히 다졌고, 소통하고 싶은 사람도 찾았고, 그 사람에게 잘 보일 준비도 마쳤으니 이제 이야기할 차례다. 이야기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직접 말을 걸거나 편지를 보낼 수도 있고, 전화나 영상 통화를 할 수도 있다. 혹은 친한 친구에게 대신 말을 걸어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TV CF, 옥외광고, 인스타그램, 유튜브, 매거진 등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은 너무나 많다.

타깃과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는 나이키다. 나이키는 광고에 자사 제품을 소개하지 않는다. 정말 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광고를 제작한다.

제품 대신 이야기를 담는 나이키 광고(출처. 나이키 공식 웹사이트)

“If you have a body, You’re an athelete”

나이키는 ‘몸만 있다면 누구나 운동선수가 될 수 있다’는 가치관을 지닌 브랜드다. ‘Just do it’이라는 역대급 슬로건 역시 이 가치관에서 탄생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8년에는 <미친 존재감>, 2019년에는 <너라는 위대함을 믿어>, 2020년에는 <우리의 힘을 믿어>라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 영상을 제작할 뿐 아니라, 오프라인 체험 공간을 만들거나 온라인 이벤트를 열었다.

나이키의 메시지와 캠페인은 항상 일맥상통했다. 워딩만 바뀌었을 뿐 그 안에 품고 있는 가치는 늘 ‘도전’ ’열정’ ‘잠재력’과 같은 키워드로 넘쳤다. 동시에 트렌드도 놓치지 않았다. 젠더 이슈가 한창 대두되던 2019년, 나이키는 이러한 흐름에 앞장섰다. 박나래, 에프엑스 엠버와 같은 시대 아이콘을 내세워 주체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캠페인 영상을 만들었다. 코로나 펜데믹이 시작된 2020년에도 연대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아 <우리의 힘을 믿어>라는 캠페인을 제작했다.

‘역시 나이키’. 나이키는 트렌드를 선도하면서도 일관성을 유지했다. 대중은 이에 열광했고, 나이키는 이를 매출로 직결시켰다. <Just Do It 30주년 기념 캠페인>이 그 효과를 제대로 보여준다. 2018년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청년을 추모하기 위해 경기 전 국가 연주 때 경례 대신 무릎을 꿇은 NFL 선수 콜린 캐퍼닉이 그 주인공이었다. 캠페인이 공개된 후 미국인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비난한 트윗을 올렸고, 전국적으로 불매 운동까지 일어났다.

그러나 나이키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들의 메시지에 미친 듯이 열광한 타깃이 있었기 때문이다. 캠페인 이후 실제로 나이키 온라인 판매량은 30% 이상 급증했고, 콜린 캐퍼닉의 얼굴과 ‘신념을 가져라, 그것이 모든 것을 희생하게 할지라도’라는 메시지가 담긴 옥외광고는 칸 광고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기도 했다.

2019 칸 광고제 옥외광고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한 나이키 <Dream Crazy> 캠페인 1(출처. Wieden+Kennedy)
2019 칸 광고제 옥외광고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한 나이키 <Dream Crazy> 캠페인 2(출처. Wieden+Kennedy)

나이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늘 스타일리시하다. 이들이 제작한 영상이나 광고는 보는 순간 시선을 빼앗는 압도적인 몰입감을 자랑한다. 특히, 2019년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를 활용한 #airmaxline 캠페인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나이키는 한정판 에어맥스를 득템하고 싶은 타깃을 대상으로 바이럴 캠페인을 진행했다. 나이키 앱에서 만든 캐릭터 이미지를 해시태그와 함께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는 방식이었다. 실제로 ‘#airmaxline’ ‘#에어맥스줄서기’라는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한정판을 얻기 위해 캐릭터들이 줄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신박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10만명이 넘는 유저가 참여했다.

해시태그 #airmaxline을 활용한 캠페인(출처. 나이키 인스타그램)

국내에도 나이키처럼 커뮤니케이션 잘 하는 브랜드가 있다. 당근마켓은 ‘동네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를 지향하는 브랜드다. 이들은 브랜드와 사용자 사이에 정서적인 연결을 만들어내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한다.

당근마켓 장바구니(출처. 당근마켓 블로그)

때문에 2019년 강원도 산불이 일어났을 때, 2020년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었을 때, 이를 함께 극복하자는 취지의 캠페인을 열었다. 환경의 날이나 소상공인의 날을 기념해 이웃과 함께 할 수 있는 캠페인을 열기도 했다. 최근에는 ‘당근 거래할 이웃을 알아보기 어렵다’는 고객의 소리를 듣고 당근마켓 장바구니를 출시했다. 실제로 많은 유저가 이 장바구니에 열광했고, 지속되는 재판매 요청에 ‘당근 큰 장바구니’를 출시하기도 했다.

당근마켓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의 참여를 유도하는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정서적인 유대감을 형성했다. 뿐만 아니라 당근마켓은 보기만 해도 유쾌하고 따뜻해지는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다. 이에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여러 커뮤니티에 공유하며, 당근마켓의 인지도가 더욱 확장될 수 있었다.

2년 전,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이 당근마켓에서 만난 이웃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에피소드가 나오기도 했다. 당근마켓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보고 제작진이 먼저 협업을 요청해 진행된 캠페인이라고 한다. 이 에피소드를 통해 당근마켓이 지향하는 가치가 더욱 많은 사람에게 전해질 수 있었다.

배달의민족 역시 키치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정평이 나있다. 배달의민족이 설정한 초기 타깃은 바로 회사 막내였다. 회사에서 점심 및 저녁 메뉴 주문을 담당하는 건 주로 회사 막내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부분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일 거라는 예측을 바탕으로 콘셉트를 내세웠고, ‘키치함’ ‘B급 감성’이 돋보이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취했다.

이쯤 되면 우리 브랜드는 어떤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할까 고민에 잠기게 된다. 다양한 방식이 있지만 여기서 유념해야 할 포인트는 4가지다.

브랜드가 유념해야 할 4가지 커뮤니케이션 포인트

첫 번째는 일관성이다.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브랜드의 본질, 타깃, 메시지 콘셉트와 일맥상통하는지 봐야 한다. 아무리 재미있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라도, 브랜드의 가치와 콘셉트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혼란만 야기할 뿐이다.

두 번째는 트렌드다. 아무리 좋은 메시지라도 트렌드에 맞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최근 브랜드타깃이 어떤 분야에 관심 갖는지 관찰하면서 트렌드와 브랜드 가치를 연결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세 번째는 스타일이다. 일관성 있고 트렌드한 메시지를 타깃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나이키가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를 활용하고, 배달의민족이 잡지 광고를 선보인 것처럼.

마지막으로는 타깃 만족이다. 브랜드의 콘셉트가 고객이 원하는 것인지 돌아보자. 자기 말만 하는 사람을 좋아할 이는 없다. 브랜드도 같다. 타깃의 마음을 흔들고 싶다면 타깃이 원하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이 4가지 방식을 유념하며 커뮤니케이션 방법까지 찾았다면, 본격적인 브랜드 마케팅의 문을 연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진정성이다. 진정성이 결여된 브랜드 마케팅은 거짓으로 포장될 뿐이다. 다양한 브랜드가 넘쳐나는 요즘, 거짓 마케팅은 똑똑한 요즘 소비자에게 금방 들키기 마련이다. 브랜드 마케팅은 조금 느리더라도 탄탄한 코어 타깃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 그러니 진정성을 잃지 말자. 브랜드의 본질을 거짓 없이 매력적으로 다듬는 데 힘써보자.




자료출처 : 마케터의 오답노트 8. 브랜드를 잘 표현하는 4가지 방법 ② - DIGITAL iNSIGHT 디지털 인사이트 (di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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